아이템 리뷰

르 라보 시티 익스클루시브 가이악10

꼰머 2022. 9. 7. 16:00

오늘 리뷰할 향수는 르 라보 가이악10이다.

일 년 중 9월 한달 간만 구할수 있는 시티 익스클루시브 라인.
그 중에서 가이악10은 도쿄를 모티브를 만들어진 향수다.

어째서 보통 도쿄를 모티브로 한 제품들은 장인정신을 쏟아 만드는 느낌이 드는 건지.

작년에 샘플을 구입해서 써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올해는 생일찬스로 본품을 선물 받았다.

작년엔 인덜트의 티호타를 받았는데 올해는 르라보의 가이악10.

역시 난 향덕이라 그런지 생일선물로 향수를 받는 게 좋다.

 

사실 내 생일은 8월이지만, 시티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9월에만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름을 넘게 기다려서 9월 첫 주말이 되자마자 본다이에 있는 르 라보 매장으로 향했다.

 

본다이 르라보 매장은 본다이비치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날씨만 좋았더라면 해변 구경도 하고 좀 더 여유롭게 돌아봤겠지만

이 날 날씨가 매우 흐리고 바람이 매우 많이 불어서 거의 향수만 사고 빠르게 귀가..
날좋은 날 맞춰서 가기엔 더 기다리기가 힘들었어......

그래도 가는 길, 오는 길 모두 비가 왔는데 우리가 본다이에서 브런치 먹고 향수 사는 동안엔 거의 비가 안 와서 다행이었다.

 

르라보 매장.

날씨 때문이라도 좀 여유있는 매장을 기대했는데 이 날은 복작복작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.

아무래도 시티익스클루시브 발매 첫 주말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.

 

 

사실 나는 우디한 향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가이악10에 큰 기대가 없었다. 사실 처음 착향해봤을 때도 큰 감흥까지는 없었다. 그냥 우디하지만 내가 싫어할 정도로 압도하는 나무향이 아니라 뿌릴만 한 향이구나, 정도의 느낌이었다.

다른 후기에서 나무 속살, 투명한 나무, 나무 수액 느낌 같은 향이라는 표현들을 봤는데 그만큼 부담스럽지 않은

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얘기하는 초반의 짭짤한 훈제햄(?) 냄새는 나는 잘 느끼지 못했다.

 

나는 향수를 선택할 때 향들 사이의 미묘한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. 워낙 많은 향수들을 시향해봐서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향조와 그렇지 않은 향조가 대체적으로 구분은 되지만, 어떤 향조가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쁘거나 한 경우는 잘 없는 듯하다.

예를 들면, 아무리 머스크를 좋아하는 나라도 순수 머스크 단일 향조는 그다지 매력있게 느끼지 않는다. 머스크를 베이스로 답답함을 상쇄시켜 줄 수 있는 향조가 조화가 됐을 때 정말 잘만든 향수라고 느껴진다.

 

그런 의미에서, 가이악10은 나에게 어느 부분 하나 거슬리지 않게 잘 밸런스가 잡힌 그런 향이다.

어느 한 부분이라도 과했으면 자칫 불호의 영역으로 넘어갔을 수도 있을텐데, 무겁지 않은 나무향과 깨끗한 머스크의 조합이 정말 좋다.

특히 머스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이악10의 잔향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. 포근하고 부드럽고 잔잔한 머스크.

살 내음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맑고 은은하게 발향되어 단정하고도 청초한 이미지를 풍긴다.

한가지 단점이라면 좋은 향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가격이다.

(올해 기준 505AUD로 환율 감안해도 44만2천원인 한국보다 비싼 가격)

이 정도 가격의 향수를 내가 쓰는 게 맞나 싶었지만 고맙게도 남자친구가 사주고 싶다고 해서 득템할 수 있었다. (다시 한 번 고마워)

흔할 것 같지만 막상 찾으면 없을 유니크한 향이라고 생각해서 비싼 가격에도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.

그리고 또 감성덕후의 마음을 저격하는 르 라보의 라벨링 서비스.

어떤 이모티콘을 고를지 갈팡질팡하다가 힘겹게 고른 선물상자 이모지.

도트 이모티콘이 아니어서 해상도가 아쉽지만 생일 느낌 한 가득이어서 귀엽다.

 

 

가이악10은 추울 때 뿌려야 진가를 발휘하는 향수라고 생각해서 앞으로 더워질 시드니 날씨가 아쉽다.

개인적으로는 눈 내리는 날 꼭 뿌려보고 싶은데 한국에 들어갔을 때나 가능하겠지.

다 쓰면 할인된 가격에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오래오래 잘 써보는 걸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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